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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백선엽 장군 대전현충원 안장 놓고 보수·진보 갈등
  • 이승저 기자
  • 등록 2020-07-13 15: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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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수 "서울현충원 안장"·진보 "현충원 안장 반대"
지난 10일 별세한 백선엽 장군의 국립대전현충원 안장을 놓고 보수·진보 진영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백선엽 장군 시민 분향소. (사진=김민호 기자)
지난 10일 별세한 백선엽 장군의 국립대전현충원 안장을 놓고 보수·진보 진영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백선엽 장군 시민 분향소. (사진=김민호 기자)

지난 10일 별세한 백선엽 장군의 국립대전현충원 안장을 놓고 보수·진보 진영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13일 국가보훈처 등에 따르면 백 장군은 국립묘지법에 따라 현충원 안장이 결정됐으며, 서울현충원 장군묘역이 만장돼 대전현충원 장군묘역에 15일 안장된다.

그러나 군 원로와 보수 진영에선 '6·25 전쟁의 영웅' 백 장군을 동료 전우들과 함께 서울현충원에 모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육군 예비역 단체 '육군협회'는 입장문을 내고 "백선엽 장군은 6·25 전쟁에서 승리를 이끌었던 전쟁 영웅이며, 구국의 영웅으로 일평생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해 헌신했다"며 "서울현충원 전우들 곁에 영면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라고 지적했다.

대한민국재향군인회도 "구국의 영웅인 백 장군을 더 이상 욕되게 하지 말라"며 서울현충원에 안장할 수 있게 즉각 조치해달라고 요구했다.

대한민국상이군경회 역시 "백선엽 장군은 호국영령이 영면하고 계신 서울 현충원에 함께 안장돼야 한다"면서 "이것이 구국영웅에게 국가가 해드리는 마지막 예우이자 의무"라고 강조했다.

미래통합당도 백 장군의 서울현충원 안장을 주장하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정부가 무엇 때문에 서울에 있는 현충원에 안장을 못 하게 하고 (대전에) 내려가야 한다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꼬집었다.

주호영 원내대표 또한 "백 장군을 서울현충원에 모시는 게 당연한데 그렇게 하지 못해서 대단히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반면, 독립운동 단체와 진보 진영 등에선 백 장군의 '친일 행적'을 문제 삼으며 현충원 안장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백 장군은 일제 만주군 간도특설대 복무 이력 때문에 지난 2009년 정부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로부터 '친일 반민족 행위자'로 지목 당한 바 있다.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는 입장문을 내고 "(백 장군은) 일제 만주군 간도특설대에서 중위로 복무한 사람"이라며 현충원 안장과 육군장 취소를 요구했다.

독립운동가 후손과 유족들로 구성된 광복회도 백 장군의 현충원 안장을 반대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유가족과의 협의를 통해 대전현충원 안장이 결정됐다는 입장이다.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국립 서울현충원이 만장된 상황으로 알고 있다"며 "이에 따라 보훈처 등 관계기관이 유가족과의 협의를 통해서 대전현충원 안장으로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예비역 단체와 야권 등의 서울현충원 안장 요구에 대해선 "추가로 드릴 입장은 없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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