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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화분 한 켤레 -시인 정복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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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1-01-25 07: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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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떠돌지 않으리

 

구두에 흙 담고 꽃을 심어 대문 밖에 걸었지

 

섣부른 신발의 항해, 젖은 발과 타는 입술의 별자리들 따라

 

참을 수 없는 기항과 암초, 폭풍의 암전暗轉

 

오래 비추이던 불빛이 꺼지고 지구는 한참 늙었어도 

 

흙과 풀이 쌔근쌔근 잠자는 곳

 

나란히 걸린 뭉그러진 구두에서 작은 꽃 흥얼거리지

 

마르세유 삼백 년 된 계단과 좁은 골목길

 

그만, 뛰쳐나가지 마,

 

떠도는 이들에게 풀꽃시간을 들려주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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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선 시인 약력]

 

시집 『종이비행기가 내게 날아든다면』 『마음여행』 『여유당 시편』 등 7권과 영한시선집 『Sand Relief』, 평론집 『호모 노마드의 시적 모험』

한국시문학상, 한국꽃문학상대상, 김삼의당 시서화공모대전대상 등 수상, 경기문화재단지원금 수혜. 한국시협회원, 국제PEN한국본부자문위원, 한국경기시협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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