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나 사이를
초록파도가 지난다 허공으로
허공의 초록파도에 사람들의 목소리가 실려온다
나무의 근육이 바람에 부드럽게 휘는
이 순간을
누군가 당신을 울게 만들었으니
누군가 나를 울게 만들었으니
한걸음씩 당신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서
한걸음씩 나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서
내 마음을 묶은 곳,
나는 목소리를 잃었고
당신은 기다림을 잃었다
내 눈은 수평선에 있고
당신은 오래 침묵한다
언제부터 마음은 색깔을 가지게 되었나
나는 나의 파도를 놓아두고
당신은 당신의 파도를 산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순간부터
내 마음을 묶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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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정 시인 약력>
김해 출생. 1994년 『시문학 』에 ‘어머님의 품’외 4편으로 우수작품상 등단.
<빈터>동인, (사)한국작가회의 회원.
시집 『그 사이에 대해 생각할 때』『상처가 스민다는 것 』『타오르는 생 』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