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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경상수지 9년여만에 최대 적자
  • 최원영 기자
  • 등록 2020-06-05 07: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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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수출이 10년 2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1년만에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됐다. 코로나19의 여파가 우리나라 수출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4월 경상수지는 31억2000만 달러 적자로 잠정 집계됐다고 4일 발표했다. 경상수지 흑자 행진이 84개월 만에 중단됐던 지난해 4월(―3억9000만 달러) 이후 1년 만에 다시 적자가 났다. 적자 규모로는 2011년 1월(―31억6000만 달러) 이후 9년 3개월 만에 최대다.


수출과 수입의 차이인 상품수지 흑자가 2012년 4월(―3억3000만 달러) 이후 8년 만에 가장 적은 8억2000만 달러에 그친 영향이 컸다. 반도체는 물론이고 자동차, 석유화학제품 등 주력 제품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8% 줄었다. 수입은 16.9% 감소했다.

매년 4월에는 외국인투자자에 대한 결산 배당금 지급이라는 장부상 손실 요인이 있지만 올해는 그보다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크게 감소하면서 경상수지 적자로 이어졌다.

수출은 1년 전보다 24.8% 감소한 363억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2개월 연속 감소이면서 2010년 2월 이후 최저 실적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과 유럽연합(EU ) 등 주요국 수요가 크게 위축돼 주력 수출품목 중심으로 물량과 단가가 동반 하락했다.

수입은 지난해 4월보다 16.9% 줄어든 355억7000만 달러로 역시 전년 동월 대비 2개월 연속 감소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수입 가격이 하락했고,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등 기계·정밀기기 수요가 약해졌다. 생산과 물류 차질로 일부 소비재 수입이 줄기도 했다.

서비스수지는 적자폭이 지난해 4월 12억7000만 달러에서 지난 4월 14억2000만 달러로 커졌다. 운송수지 등이 개선됐지만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가 나빠졌다.

정부는 경상수지 적자가 일시적 현상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적자를 기록한 건 4월의 특수한 사정 때문”이라며 “5월 이후에는 다시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상수지가 평소에는 4월에도 계속 흑자를 내온 것을 감안하면 작년과 올해 4월의 적자 반전은 외국인 배당 같은 ‘특수 요인’으로만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와 미중 무역전쟁 같은 대외적 요인에 국내 대표 업종의 경쟁력 하락 등이 겹치면서 한국 수출에 전반적인 위기가 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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