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햇살 창창한 봄날
망보듯 두리번거리는 오리 한 마리
수풀 속에 머리를 박고 있는 지아비는
얼마가 지나도록 나올 줄을 모르고
얼기설기 띠를 이룬 갈대 마을
망부석처럼 서 있는 황새 한 마리
멀리서도 껑충하게 보이는 지아비가
기다란 목을 한껏 끌어당기네
꽃노을 비단자락 능수버들 가지에 걸치면
해껏 쫄랑거리며 놀던 버들치들도
제각기 잠자리 찾아 드는
봄날의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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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서연 시인 약력]
서울 출생.
2016년 <한국국보문학> 신인상 수상.
시집 『어머니의 쌀밥』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