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꽃밭에 달개비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그대 오시면
쏜살같이 달려 나가려
파란 꽃구름으로 앉아 있었습니다.
우르르 천둥치고
폭우가 쏟아져도 꼼짝도 않고
그대를 기다렸습니다.
환한 발걸음으로 소박소박 달려올 그대였기에
달개비 꽃 얼굴로 기다렸습니다, 그대를.
낮도가고밤도가고
강물이한참흘렀습니다
뚜벅뚜벅시간이지나갔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합니다.
아직도 내 꽃밭에 달개비 꽃이 한창입니다.
내마음이
내세상이
내우주가
달개비꽃밭이기 때문인가요?
그대여!
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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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율희 시인 약력]
1986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굴뚝 속으로 들어간 하마』
동화집 『책도령은 왜 지옥에 갔을까』 『열두 살 이루다』
『거울이 없는 나라』 『도깨비 쌀과 쌀 도깨비』 외 다수
한국아동문학상, 한정동문학상, 경기도문학상 본상 외 다수 수상.
국제pen한국본부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