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네이버 라인-야후재팬 경영 통합 합의
  • 최원영 기자
  • 등록 2019-11-19 06:27:36
  • 수정 2020-09-11 17:57:22

기사수정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와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예상대로 손을 잡았다.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과 소프트뱅크의 자회사 Z홀딩스(야후재팬의 모회사)는 다음달부터 경영통합을 추진하기로 기본 합의서를 체결했다고 18일 발표했다.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패권에 맞서 인공지능(AI) 연합전선 구축에 나선 것이다. 구글·아마존, 알리바바·텐센트에 버금가는 플렛폼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통합 법인은 이를 위해 매년 1000억엔(약 1조700억원)을 AI 분야에 투자할 방침이다.

양측은 다음 달 중 최종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3월 주주총회를 거쳐 통합 법인을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번 합의로 검색엔진과 메신저, 인터넷뱅킹, 모바일 결제 등이 한 번에 가능한 이용자 1억명 이상의 거대 인터넷 플랫폼이 탄생하게 된다. 야후재팬은 포털 이용자 6743만명이고, 보유한 다른 앱까지 합치면 사용자가 1억4000만명에 이른다. 여기에 라인이 보유한 일본 내 이용자 8200만명, 해외 이용자 1억400만명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통합은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산하에 중간지주회사를 설립해 추진된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라인의 주식 27%를 공개매수한 뒤 라인을 상장폐지시킨 뒤 중간지주회사로 바꾼다. 현재 네이버가 보유하고 있는 라인의 지분은 73%다.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Z홀딩스 주식은 중간 지주회사로 넘긴다.

통합 법인의 공동 대표는 라인과 Z홀딩스의 현 대표가 맡는다. 이사회은 양측이 각각 3인으로 구성한다. 통합 법인의 이사회 밑에 '프로덕트위원회'을 신설하고 신중호 라인 공동 대표가 상품최고책임자(CPO) 겸 위원장을 맡는다.

프로덕트위원회는 양측 중복 사업을 조율하고 신규 사업의 기획·개발과 예산·인원 배분과 같은 의사 결정을 맡는다. 프로덕트위원회 표결에서 양측이 동수일 경우 신 CPO가 최종 결정을 내리는 구조다. "투자는 하되, 경영은 현장 성공을 일군 창업자에게 맡긴다"는 지론을 가진 손정의 회장이 라인에 결정권을 양보한 모양새다. 네이버에 매각된 검색 엔진 '첫눈'을 만든 개발자 출신인 신 대표는 라인을 일본 최대 메신저로 키운 주역이자, 현재 네이버의 AI 개발 조직인 서치앤클로바 대표이기도 하다.

업계에선 이번 통합 경영 발표가 IT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지난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10년 내 한·일 양국 사이에서 일어난 경제협력 중 가장 의미가 큰 사례”라며 “시가총액 30조원을 넘는 일본 1위 인터넷 회사로 발돋움해 동남아시아 시장을 같이 공략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관련기사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
error: 관리자에게 문의하여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