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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짓는 여인 · 1-시인 김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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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4-04-02 08: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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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마음이

하나가 된 그 하루는

꿈들이 가지를 뻗어

매달린 열매를 먹고

 

무지개 길러 염색하고

은하수로 씻은 옷감은

햇볕 당겨 겉감하고

달빛 풀어 안감하고

별빛 들어 동정하고

 

오방색 하늘에서 내려온 

영롱한 바다 빛으로

땅 위를 걷는 여자

한 벌의 신라 옷을 짓고 있네.

 

 

[시작 노트]

 우리 삶의 두 가지 요소는 ‘사랑’과 ‘고뇌’라고 하겠다.

어찌 보면 우리가 살아가는 방법에서 빠져서는 안 될 필요불가결한 것이다.

사랑이 없는 삶과 고뇌가 빠져버린 일상을 생각하면 얼마나 우리 삶이 밋밋하고 무미건조 하겠는가. 

 오늘은 낮과 밤의 길이가 공평하게 구분되어 있는 춘분이다. 이제부터 제대로 봄이 우리 곁으로 찾아든다. 시샘이 끝나지 않은 날씨와 함께 나의 졸시 「옷 짓는 여인」 연작시를 떠올려 본다. ‘너와 나의 마음이/ 하나가 된 하루’는 갖가지 꿈들이 주저리주저리 열려 있다. ‘오방색 하늘에서 내려온/ 영롱한 바다 빛으로/ 땅 위를 걷는 여자’는 변함없이 사랑과 고뇌를 곁들여 한 벌의 신라 옷을 짓고 있다. 

 

[김현숙시인 약력]

 2004년 계간<문학시대> 시 신인상 등단. ‘우리옷문화연구원’ 원장(1988년∼현재)을 맡고 있으며 ‘한국옷문화사회교육원’ 설립자이다. 2023년 ‘제18호 부산광역시 공예명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부산광역시문인협회 이사, 한국바다문학회 이사, 한국문인협회 해양문학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작품집으로 『나비의 환생』 『옷깃을 달면서』 등 개인시집과 몇 권의 공동시집이 있다. ‘여산문학상’ 대상, 계간 《문화와 문학타임》 대상, 1996년 ‘자랑스런 부산인 청년대상’ 수상, 2013년 한국예술문화명인 인증(제13호), 2016년 대한민국 전통명장 인증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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