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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 "공정한 경쟁질서" 강조
  • 박철진 기자
  • 등록 2019-07-26 08:13:33
  • 수정 2019-07-26 08:2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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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25일 오후 대검찰청에서 취임식을 갖고 ‘공정한 경쟁질서’를 외쳤다. 그는 “우리가 우선적으로 중시해야 할 가치는 공정한 경쟁질서 확립”이라며 “권력기관의 정치·선거 개입, 불법자금 수수, 시장 교란 반칙행위, 우월적 지위 남용 등 정치·경제 분야의 공정한 경쟁 질서를 무너뜨리는 범죄는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본관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을 마치고 환담장으로 향하고 있다.

‘공정한 경쟁’은 어느 한쪽의 논리를 대변하지 않으며,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와 평등을 조화시키는 정의라고 그는 역설했다. 윤 총장의 발언은 기업 담합은 물론 불법 정치자금 범죄, 선거 범죄 등 불공정 거래에 대한 엄정 대응에 검찰 역량을 모두 쏟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윤 총장은 “검찰에 요구되는 정치적 중립은 법 집행 권한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정신을 실천할 때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총장은 또 여성·아동 등 사회적 약자, 서민 다중에 대한 범죄를 “우리 모두에 대한 범죄이며 반문명적, 반사회적 범죄”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에 소홀히 대처하는 것은 현대 문명국가의 헌법 정신에도 정면 배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며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엄정한 법적용을 주문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윤 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부인 김건희씨에게 꽃다발을 선물했다.

문 대통령은 "아주 중요한 시기에 아주 중요한 직책을 맡으셨다"며 "어깨가 무겁겠지만 잘하실 것으로 믿는다"고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그러면서 "제가 기억하는 한 검찰총장 인사에 이렇게 국민들의 관심이 크게 모인 적은 역사상 없지 않았을까 싶다"며 "그만큼 국민들 사이에 검찰 변화에 대한 요구가 크고, 그만큼 윤 총장에 대한 기대가 높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은 검찰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기를 바라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그동안 보여왔던 정치검찰의 행태를 청산하고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국민 위에 군림하는 게 아니라 민주적 통제를 받으면서 국민들을 오히려 주인으로 받드는 검찰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편으로는 '셀프개혁'만으로 충분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라든지 수사권 조정 등을 통해서 검찰의 근본적인 개혁이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그런 변화 요구에 대해서 검찰 내부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대다수 검사들은 맡은 직분에 충실해 사회정의를 바로세우는 일을 잘해왔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중요한 것은 조직 논리보다 국민들의 눈높이 이런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해주기 바란다"고밝혔다.

아울러 "한가지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우리 사회를 공정한 사회로 만드는 일을 검찰의 시대적 사명으로 여겨줬으면 좋겠다"며 "반칙과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정의가 바로 서는,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게 검찰이 갖는 또 하나의 시대적인 사명"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윤 총장은 권력형 비리에 대해서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권력의 눈치도 보지 않고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자세로 아주 엄정하게 처리해서 국민들의 희망을 받았는데 그런 자세를 앞으로도 계속해서 끝까지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제가 그 점을 강조하는 것은 그런 자세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똑같은 자세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청와대든 정부든 집권여당이든 만에 하나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정말 엄정한 자세로 임해주길 바란다. 그렇게 해야만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대해 국민들이 체감하게 되고, 권력형 부패도 막을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윤 총장은 "여러 가지로 부족함이 많은 제게 나라의 형사법 집행을 총괄하는 큰 일과 개혁에 관한 업무를 맡겨 주셔서 어깨가 무겁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저 스스로도 그렇고 주변에 있는 검찰 안팎에 계신 분들도 지금 지내온 것보다 더 어려운 일들이 많이 놓일 것이라고 말씀들을 하시지만 늘 원칙에 입각해서 마음을 비우고 한발 한발 걸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윤 총장은 "검찰 제도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래 여러 가지 정치적 환경이라든가 사회적 요구에 의해서, 또 검찰에 맡겨진 일들이 시대에 따라서 많은 변화가 있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희들은 본질에 더 충실하고, 검찰권도 다른 모든 국가권력과 마찬가지로 국민에게서 나온 권력인 만큼 국민들을 잘 받들고 국민의 입장에서 어떻게 우리가 고쳐 나가고, 어떤 방식으로 이 권한 행사를 해야 되는지 헌법정신에 비춰 깊이 고민하겠다"며 "헌법과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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