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떠나가도 휘영청 달이 밝습니다
도심 또한 출렁여 불빛만 찬란할 뿐
지상은 할 말을 잊고 무심히 흐릅니다
여름날 바라보던 솔바람 결 옥수수 밭
절집마당 으능나무 말갛게 울던 노랑턱멧새
새 울음 흔적 없어도 그 길은 남습니다
시 한 줄 향기롭기 위해 기침으로 돋는 잔별
그 풍경 바라보던 일도 잠시 소풍 온 삶
그리운 시간은 가도 노래는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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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순분 시인 약력]
경기 수원에서 태어나 1990년《경인일보》신춘문예 시조 당선, 1991년『문학예술』 시 부문 신인상 당선, 『한국시조』신인상 당선.
시집으로『안개꽃 은유』 『시간의 세포』 『바람의 뼈를 읽다』
현대시조100인선 『블루 마운틴』 『돌아보면 다 꽃입니다』
경기도문학상 본상, 한국시학상 본상, 시조시학상 본상, 수원문학작품상 등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