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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미 정상, 66년만에 역사적인 판문점 회동
  • 최원영 기자
  • 등록 2019-06-30 19:47:25
  • 수정 2019-07-01 11:3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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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역사적인 3자 회동을 했다.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께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먼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이 이날 오후 3시46분 이루어졌다. 두 정상은 판문점 JSA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T2)과 군정위 소회의실(T3) 건물 사이 군사분계선 앞에서 만났다.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한 차례 악수를 나눈 후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따라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10여m 올라갔다.

이어 판문각 앞에 잠시 서서 한 차례 악수를 나누고 다시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측으로 내려왔다.

두 정상은 남측에 잠시 서서 대화를 나눴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땅을 밟은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라며 “이같은 행동 자체가 과거를 청산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남다른 용단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북미 3자 정상의 만남은 오후 3시 51분쯤 이루어졌다. 문 대통령은 자유의집과 군사정전위원회 건물 사이에 모습을 드러내 세 정상이 나란히 섰다. 김 위원장이 중앙에 서고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양 옆에 섰다.

오후 3시54분 세 정상은 우리 측 자유의 집으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을 제외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의 양자 회담이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판문점 회동을 두고 "오늘 만남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평화프로세스가 큰 고개를 하나 넘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 회동을 마친 후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아주 과감하고 독창적 접근 방식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원래는 오울렛 GP(경계초소) 공동방문까지만 예정돼 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대담한 제안에 따라 역사적 만남이 이뤄졌다"며 재차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와 우리 남북 칠천만 겨레에 큰 희망을 줬다"면서 "방금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대로 양측이 실무자 대표를 선정해 이른 시일 내 실무협상을 돌입하기로 한 것만으로도 좋은 결과가 눈앞에 다가왔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직후 서울 용산 미군기지에서 미국 대통령 전용헬기인 마린원을 타고 DMZ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도 청와대에서 전용헬기를 타고 DMZ로 향했다. 양국 정상은 DMZ에서 만나 차량을 함께 타고 오울렛 초소 전망대로 향했다.

두 정상은 초소에서 DMZ에서 진행 중인 남북 공동 유해발굴 작업을 비롯한 군사 긴장 완화 조치에 대한 설명을 들었으며,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개성공단 사업 재개 문제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오울렛 초소는 군사분계선(MDL)과 가장 가까운 최전방 경계 초소로, 유엔사령부가 경비를 맡고 있다. 군사분계선과 불과 25m 떨어져 있다. 6.25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을 지키다 전사한 미군 조지프 오울렛 일병의 이름을 딴 곳이다. 쌍안경으로 보면 군사분계선 너머로 북한 마을이 한눈에 보여 남북 대치의 상징적인 곳으로 꼽힌다.

미국 대통령이 방한 때 DMZ를 찾는 것은 일종의 관례였다. 1983년 11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오울렛 초소에서 1㎞ 떨어진 콜리어 초소를 찾아, DMZ를 찾은 첫 미국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이후 DMZ에 발을 디딘 미국 대통령은 모두 오울렛 초소를 방문했다. 1993년 7월 빌 클린턴 대통령, 2002년 2월 조지 W 부시 대통령, 2012년 3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초소를 다녀갔다. 트럼프 대통령도 2017년 11월 방한 당시 헬기를 타고 이곳을 방문하려고 했지만, 기상 악화로 계획을 접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30일 오울렛 초소 방문은 ‘한미 정상의 첫 번째 공동 방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군복 차림으로 오울렛 초소를 찾은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빨간 넥타이에 양복 차림이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초소를 둘러본 뒤 인근의 미군 부대인 캠프 보니파스의 장병 식당을 들렀다. 문 대통령은 장병들에게 “공동경비구역(JSA)은 대결과 분쟁의 상징에서 평화의 상징으로 바뀌고 있다. 여러분은 위대한 역사의 변화를 보고 있는 현장에 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한미 장병들과 악수한 뒤 식당 내부 벽돌에 펜으로 각각 서명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유엔군 사령관은 한미연합사령부 슬로건인 ‘같이 갑시다’가 새겨진 골프복과 모자를 트럼프 대통령에 선물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박한기 합참의장,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유엔군 사령관 등 양국 군 수뇌부가 두 정상을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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