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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 한숨, 지난해 세금부담률 사상 최대
  • 최원영 기자
  • 등록 2019-04-22 04:09:18
  • 수정 2019-04-22 04: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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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이 부담하는 세금이 장난이 아니다. 

지난해 국민들이 낸 세금은 1년전보다 무려 32조원이나 많았다. 조세부담 증가율이 1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조세부담률도 사상최고치를 나타냈다. 

경제는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데 세금은 대폭 늘어나 국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에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이 적다고 한다. 정부가 국민들로부터 세금을 많이 거두었다는 불만을 잠재우면서 앞으로 세금을 더 많이 걷겠다는 사전 포석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복지를 줄이지 않을 경우 국민들의 세금 부담은 감당하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에 세정을 다시 한번 재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해 조세 수입은 총 377조 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9.3%(32조 1000억원) 증가했다. 조세부담률은 21.2%로 1년 전보다 1.2% 포인트 상승했다. 이러한 상승폭은 2000년(1.6% 포인트) 이후 18년만에 최대다. 조세부담률은 국세와 지방세 수입 합계를 명목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것이다.
당초 정부는 2018∼2022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지난해 조세부담률을 19.2%로 예측했지만 실제 부담률은 예측치보다 1.9%포인트 높았다.
조세부담률이 큰 폭으로 오른 것은 세금이 예상보다 많이 걷혔기 때문이다. 작년 상반기(1∼6월) 반도체 호황으로 법인세가 예상보다 7조9000억 원 더 걷혔고 부동산 거래 증가로 양도소득세 수입도 예상보다 7조7000억 원 늘었다. 그 결과 전체 국세 징수 규모는 정부 세수 전망(268조1000억 원)보다 25조4000억 원 많았다. 반면 조세부담률을 산정할 때 분모가 되는 명목GDP 증가율은 2017년 5.4%에서 지난해 3.0%로 급감했다.
정부는 한국의 조세부담률이 OECD 회원국 중에서는 낮은 편이어서 세 부담을 더 늘릴 여지가 있다고 본다. 실제 한국의 조세부담률은 OECD 회원국 가운데 통계가 작성된 33개국 중 7번째로 낮다. OECD 회원국 평균 조세부담률은 25%다.
하지만 세금뿐만 아니라 공적 연금과 고용보험 등 사회 보장성 기금에 국민들이 내는 돈을 GDP로 나눈 국민부담률은 2017년 기준 26.9%에 이른다. 2002∼2017년 한국의 국민부담률은 4.9%포인트 증가한 반면에 같은 기간 OECD 평균 국민부담률은 1.2%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한국 국민들의 전반적인 부담은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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