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 속에 달이 든 날
꽃잎 하나 유영한다
꿈같은 세상이란
저런 걸 말함이다
虛實이
적당히 떨어져
서로를 연모하는
안경 끼고 보려 함은
불행하기로 맘먹은 것
적당히 떨어져서
서로를 그리워 하자
잔 속의
꽃과 달처럼
짝사랑을 하며 살자
<시작노트>
'맑은 물에는 고기가 안 논다'는 속담이 있다. 물이 지나치게 맑으면 고기가 모이지 않듯이 사람도 너무 고지식하면 외롭다는 의미일 것이다. 물속의 달은 허상이다. 그 위에 실체인 꽃잎이 떨어져 아우라 지니 아름다웠다. 허와 실을 구별하는 것은 어떤 기준에 근거하는 가를 생각하면 세상의 모든 것은 허도 실도 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하니 구별에 집착하지 않고 아우라지는 것이 행복한 삶이 아닐까 생각했다. 眞이니 假니에 집착하면 오히려 삶의 즐거움은 반감할 것이다. 적당한 거리에서 믿으며 어울리며 사는 것이 행복이지 싶다.
[이해우(Jason Lee) 시인 약력]
재미교포시인, 2021 한국 문화 센터 시조 콘테스트 2등, 2020 모산 문학상 대상 수상.
2018 <나래시조> 신인상 등단. 2006 미주 중앙 신인문학상 수상 (단편소설)
시집: 혹등고래의 노래
시집(eBook): <월하시인> <짝사랑> <아름다운 여행> <개똥철학> <점화(點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