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깊어진 산 언저리
초승달 곱게 내려 앉았다
기울어진 양팔 걷어올려
하늘길 따라 걸으려던 사연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낙엽지는 소리에 몇자 적는다
밤 새 이슬머금은 적막 뒤에
살금거리는 고양이 새끼들
어미의 젖무덤을 핥는데
저기 뎅그렁 추녀 밑에
바람으로 흔들리는 풍경
어느샌가 도통해 지는
생불 목탁 소리
여인의
꿈을 덖는다
잘 있소
그래요 나도
멀리서 가까이에서
들려오는 가을인사
깊어지는 가을결따라
내 마음도 한 치 두 치
여물어 간다
ㅡㅡㅡㅡ
[정명희 시인 약력]
2004,<문예사조> 신인상 등단. 한국문인협회 수원지부 수원문인협회장,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수원시인협회 부회장, 문학과 비평 부회장, 경기문학인협회 부회장. 행복제작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