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룬 것 없는데도 하루해는 날개 접고
외로운 나의 시간 곱게 한 장 펼쳐드니
나타난 고운 얼굴이 백합처럼 웃는다.
남 몰래 씨앗 터서 돋아난 그리움은
허공에 매달린 듯 잡히지 않는 구름
왔다간 흔적 없는데 자국 크게 남았네.
해는 이미 서산에서 종을 치고 있는데
상념의 늪에 빠져 제 자리 맴을 돈다
짝 잃은 외기러기는 누굴 찾아 헤매나.
---------------------------------------------------------------
[원용우 시인 약력]
1975년 <월간문학> 시조 신인상 등단.
한국시조협회 고문,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
시조집: ‘시간의 징검다리’, ‘한강변의 봄맞이’, ‘맛있는 시조’ 외
제1회 역동시조문학상, 제5회 월하시조문학상, 제54회 한국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