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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이 반추(反芻) -시인 장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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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0-11-23 04:5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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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주인을 섬기고자 왔다

미련하고 느리다 말하나 우직한 황소

먹은 만큼 더 열심히 일하고 되새김하며

 

다시 일터로 나간다

천형(天刑)의 멍에를 지고

뚜벅, 뚜벅 살며

누(陋)를 끼친 일은 없을까

 

씹고 곰곰이 되씹으며

생명이 다하는 그날까지

마즈막 살 한 조각, 한줌 뼈까지

모두 바치고 떠나련다

 

이것이 너와 나,

늙은 소의 숙명(宿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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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우 시인 약력]

1937서울생, 서울대학교 미술대및 동대학원졸(1965), 1963년 서울신문신춘문예 시 당선.

성신여대명예교수(박물관장,대학원장,연구소장역임),시집<겨울동양화>,<오자인생>등13권 산문집2권,등. 현대시인상수상, 3회 동포문학상, 서울시문화상(1998),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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