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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나* -시인 진순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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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0-11-17 04:5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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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 다 부서져도 정강이뼈만 남아서

살아선 잊지 못해 가슴에 품고 가다

때때로 울고 싶은 날 그를 꺼내 불어본다

 

희망은 오지 않아도 날마다 기다리듯

차마 말 못 할 그리움도 만조일 때

피맺힌 속울음 터져 울리는 피리 소리

 

가끔씩 정강이뼈 아프게 시릴 적마다

그도 나를 꺼내 애절히 부나 보다

눈물 빛 시공을 넘어 사무치게 부나 보다

 

* 옛날 잉카인들은 사랑하는 이가 죽으면 그 사람의 정강이뼈로 궤나라는 악기를 만들어 떠난 이가 그리울 때마다 그걸 꺼내 구성지게 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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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순분 시인 약력]

- 수원 출생, 1990년 《경인일보》신춘문예 시조 당선, 1991년 『문학예술』시 부문 신인상 당선, 1993년 『한국시조』신인상 당선

- 시집 현대시조100인선 시조선집 『블루 마운틴』 『익명의 첫 숨』 외 4권

- 시조시학상 본상, 한국시학상, 수원문학작품상, 올해의시조집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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