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그래야겠다.
청도 감 와인터널에 가면
잘 익은 와인 한 병 사들고 올 일이다
머리카락 한 올마저
잠시 수척해진 얼굴사이로 외로운 날
쏟아낸 햇살의 침묵만 만지작거리는 바람 더불어
와인향기에 흠뻑 젖어볼 일이다
나이테 하나 덧대는 시간 속
탱탱하던 몸 확 풀어져 붉은 미소로 찰랑이는
잘 숙성되어 깊은 맛을 내는
맛깔 나는 삶의 발효법을 배울 일이다
빨갛게 물든 감나무 잎새 초록계단 하나씩 내려서는
이, 가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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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순 시인 약력>
* 1987.『문학과 의식』등단
* 현) (사)부산시인협회부이사장, 한국현대시인협회이사
* 부산문학상 본상, (사)부산시인협회상 본상, 한국해양문학상 최우수상 수상
* 시집『바람, 침묵의 감각』『선인장가시, 그 붉은 꿈』등 10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