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밭에 있던 도라지
밤에 꿈속까지 따라 들어와 동침 한다
청도라지꽃등에 꿈속이 환하다
바람은 벌나비 데리고 날아들고
별빛 먹고자라 파리한 눈매 팔베게하자
꽃속에서
살풋살풋 걸어나온 보랏빛 여인
내 품 파고든다
보랏빛 향기에 불콰하게 취한 밤
보라 보라 보라 날좀 보라
발가벗은 알몸으로 풀풀 암내를 내는
저 쭈욱 뻗은 몸매
꿈을 안고 뒹굴고 있는데
어디선가 신호 보내는 소리
찌르릉 찌르릉
도라지 닮은 소리에
한바탕 흥건하게 놀다 깬 꿈
도라지(道倮知)
도를 깨우쳐 알고 보니 모든게 발가벗은 꿈이라며
보라스럽게 웃는 저 앙큼한 여인
청도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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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재호 시인 약력]
경북 문경 출생. 서울과기대 산업대학원 건축공학과 졸업
한국방송통신대 국문학과 졸업
2011년 문경시민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최우수상
2011년 월간 문예사조 신인상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원,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