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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랏빛 무덤 -시인 우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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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0-11-11 07:5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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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밭에 있던 도라지

밤에 꿈속까지 따라 들어와 동침 한다

 

청도라지꽃등에 꿈속이 환하다

바람은 벌나비 데리고 날아들고

별빛 먹고자라 파리한 눈매 팔베게하자

꽃속에서

살풋살풋 걸어나온 보랏빛 여인

내 품 파고든다

보랏빛 향기에 불콰하게 취한 밤

보라 보라 보라 날좀 보라

발가벗은 알몸으로 풀풀 암내를 내는

저 쭈욱 뻗은 몸매

꿈을 안고 뒹굴고 있는데

어디선가 신호 보내는 소리

찌르릉 찌르릉

도라지 닮은 소리에

한바탕 흥건하게 놀다 깬 꿈

도라지(道倮知)

도를 깨우쳐 알고 보니 모든게 발가벗은 꿈이라며

보라스럽게 웃는 저 앙큼한 여인

청도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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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재호 시인 약력]

경북 문경 출생. 서울과기대 산업대학원 건축공학과 졸업

한국방송통신대 국문학과 졸업

2011년 문경시민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최우수상

2011년 월간 문예사조 신인상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원,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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