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을 넘어가기 전
가위 바위 보로 기대는 햇살
여윈 덜미가 하얗게 흔들린다.
미리 정해둔 차례도 없는데
정이 들대로 든 사람 하나 둘 떠나고
밭은 기침소리 돌아나가는 골목
누군가 와서 가만히 문을 두드릴 때
비로소 주섬주섬 챙기는 해거름
한참을 머뭇거리는 담벼락에
긴 그림자로 슬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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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규 시인 약력>
경남 함양 출생. 부산사대, 부산대 교육대학원 수료.
1965년 「부산일보」신춘문예 당선, 「현대문학」 천료.(청마 유치환 추천)
「현대문학상」, 「윤동주문학상」 「경남도문화상」 등 수상.
시집 『풀잎』 『신라에 내리는 눈』 『홀아비 꽃대』 등』 60권.
40여 년간 교직에 종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