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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 불 -시인 정호영
  • 포켓프레스
  • 등록 2020-11-02 07:3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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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떼 날아간 골목

 코로나 잔치를 벌이고 있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정지된 세상

   광화문 광장이 빙산처럼 파랗다

    나무들 땅속에 머리 박고 뿌리들 바들바들 떨고

     인간이 뿜어내는 미세먼지 태양광 패널에 파닥이는 햇살

      하늘이 시들고 있다

 

참나무 참회나무 참꽃나무 달콤한 숨결로 피어나고

 참다랑어 참취나물 참매미 노랫소리에

  하늘이 눈 뜨던 시절 있었지

   개난초 개두릅 개살구 열리고 개망초 바람 흔들고

    개똥지빠귀 눈물소리에 별빛 부서지고

     심장은 마른잎으로 흩날리고

      검은흙 검은물 호수에서 춤춘다

 

반도 적셔온 자유 물줄기 천년을 흘러

 겨레 혼 모래바람 마른울음으로 건너

  피와 상처 얼룩진 대지, 다부동이 다시 불타고 있다

   종달새 빗장 잠그고 벌레울음에 새벽이 젖는다

    전염병 창궐해 혼에 불 붙였다

     혼불 꺼져 울음소리 까맣게 타 화석 만들면

      인간은 119를 불러 혼들을 모두 어디로 옮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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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영 시인 약력]

2015년 월간 See등단. 서울시인협회, 양평문협회원.

2015년 미지산 문예지 일반부 시부분 최우수상.

한림대학교 평생교육원 시창작반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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