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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씨 -시인 안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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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0-10-14 08: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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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의 편도에서 달리던 흰구름

갑자기 후진한 먹구름과 충돌했다

검거나 먹이란 말은 늘 어둠을 동반한다

 

소용돌이치며 얼굴가린 유령

죽은 새털 매미를 부르고

연한 생명체 끝없는 미로를 헤맨다

 

썩은 냄새에 엎질러진 바람

어느 상가를 조문하고 가는 길인지

위잉위잉 울며불며

콜록콜록 기침에 체해 지구 반대편 어디론가 자꾸만 흐른다

 

균들 북적이는 거리

이렇게 바람이 흔들리는 걸 보니

슬픔은 오래갈 것 같다

 

새도 오래 앉으면 살 맞는데

돌머리 검은 인간들

 

지구야 죽거나 말거나 내 욕심만 채우면 그만이지

 

매미 통곡 나뭇잎에 얼어붙고

그림자 날아간 병든 잎 그늘피리 섧다

 

삽시간에 찢어진 넋들

은하강가에 눈물 꽃으로 필 에덴별꽃들

 

지나간 시간 길이만큼

슬픔 걸어 나가면

 

‘오래’라는 저 곳에 닿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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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희 시인 약력]

강원도 평창 출신. 2008,<서울문학> 시 등단.

산문집 ‘첫눈위의 발자취’ (1994년)

수필집 ‘하늘로 문난 집에 시집보낸다’ (2017년)

초등학교 교장 정년 퇴임. 창작수필 등림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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