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의 해임 추진에 대해 구 사장이 "토사구팽이라면 누가 몸을 던져 일을 하겠느냐"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호소했다.
25일 구 사장이 기획재정부 소속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제출한 ‘해임건의안 심의안건에 대한 의견서’에서 구 사장은 국토부가 제시한 해임 사유가 정당하지 않다고 공운위에 주장했다.
국토부가 구 사장에게 통보한 해임건의 사유는 ‘태풍 위기 부실 대응 및 행적 허위 보고’와 ‘기관 인사운영 공정성 훼손 등 충실 의무 위반’ 2가지다.
구 사장은 지난해 10월 태풍 미탁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며 국정감사장에서 조기 퇴장했지만 그날 저녁 경기도 안양 사택 인근 고깃집에서 법인카드를 쓴 사실이 알려졌다. 또 구 사장은 부당인사를 당했다며 해명을 요구한 한 직원을 직위해제해 ‘직원 갑질’ 논란에도 휘말렸었다.
이에 대해 구 사장은 “국토부의 감사절차의 위법성, 본인 사택의 불법 침입 및 불법 수색 등 위법한 감사절차로 인해 정당성, 법적 타당성을 상실했다”며 “졸속 부실한 감사, 물증이나 증거 없이 진술에만 의존한 주관적 추정, 짜맞추기식 무리한 감사 등 감사내용 타당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구 사장은 특히 국토부가 인국공 사태의 책임을 물어 해임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이런 이유로 해임을 한다면 우리나라 공기업 CEO 가운데 누가 소신을 갖고 자율 책임 경영을 하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또 “일각에서 지적하듯이 토사구팽이라면 어느 누가 몸을 던져 일을 하겠느냐”고도 덧붙였다.
이에 앞서 공운위는 지난 24일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해임 건의안을 의결했다.
기재부는 국토부에 공운위 회의 결과를 통보하고, 국토부는 구 사장의 해임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를 받으면 해임이 최종 결정된다.
정부 임기 내에 임명됐던 공기업 및 공공기관장이 임기 중에 해임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