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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시인 정진석(鄭眞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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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0-09-07 07: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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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그냥 고맙게 여겨지는 것
마주치면 반갑고 차 한 잔 나누고 잠시 더 함께 머물고 싶어지는 것
곁에 있으면 어느새 가만히 평온해지는 것
작은 거나마 왠지 건네고픈 것
뭘 울 너머 넘겨도 하나 아깝지 않은 것
한 자리 앉으면 같이 밥맛 돌고 한결 맛깔나는 것
서로 한 사발 점잖게 따르고 마른 영혼 살짝 적시는 것
이웃 꽃밭에 뭔 꽃 활짝 웃는 날이면 덩달아 좋아 마냥 기뻐지는 것
님 안 되고 괴로울 적엔 그 눈물 따라 저절로 하냥 슬퍼지는 것
기대려 은근슬쩍 다가오면 옹달샘 미소로 뒷걸음치는 것
딱하고 안쓰러워도 스스로 일어나 홀로 서게 냇사 두는 것
서너 발 떨어져 별님 보고 남몰래 빌어 주는 것
남 말짓 역겨움 순한 쪽으로 지긋이 쓸어내려 상구 가라앉히는 것
강물에 쌓인 미움도, 모진 서러움도, 솔은 맺힘도, 고인 그리움도
시나브로 무뎌가고 멀어져가고 가셔가고 지워져가는 것
베풀고 준 건 바람결에 묻고 추억과 받은 건 저녁놀에 되새김질하며
먼발치서 초승 달빛 아래 가슴으로 기도하는 것
사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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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鄭眞石) 詩人 약력>

․ 전북 익산(함열) 출생해 대전에서 성장함 / 시인․문학평론가․시낭송가․문학박사 (호 : 龍山)

․ 1979년 《現代文學》誌 詩 추천완료, 1986년 《月刊文學》誌 評論 당선

〔시집〕『沙月里 비타령』(1981) 외 다수

〔평전〕 『韓性祺評傳-韓性祺의 삶과 詩』/ 〔편저〕 『趙南翼의 詩와 삶』 外 다수

<수상> 제1회 대전문학상, 한성기문학상, 한남문인상

<현재> 부여시낭송회 대표, 부여시인협회 회장, 한국전통시낭송가협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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