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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차 -시인 신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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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0-08-27 08: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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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복에 찾은 화산고택

상노인 *반기사는 한 송이 박꽃이다

 

범보다 무서운 여름 손님 맞아

개다리소반 받친 물 한 잔

동동 띄운 얼음 빙빙 돌려

등골 타고 내리는 열기 겁준다

 

평생 달빛 이고 기다림만 키운 생

달강거리는 미닫이 소리마저 반가워

“더운 날은 얼음차가 최고”라니

모시 등지기 들개 입은 속곳

슬그머니 얼음차 끌어당긴다

 

천장 선풍기 밀어내는 바람 피해

홀짝홀짝 나눠 마시노라니

매끄라운 얼음 동가리

목젖 타고 넘으며

그간의 안부 싸느랗게 식혀

삼복 더우 눈치 살피게 하는데

 

나이테 두꺼운 고택 칸 살 사이로

수줍어 수줍어 억지로 잎 벙그는 박꽃

빈 찻잔 속

푸르른 달빛 풀어 향내 날리며

“더운 날은 얼음차가 최고” 란다

 

*반기사 :손님을 반갑게 맞이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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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순임 시인 약력]

경북 청송 출생. 월간 <조선문학> 시부문 등단. 조선문학 문인회 이사, 한국현대시인협회회원, 국제펜클럽한국본부회원.

시집; 무첨당의 오월. 앵두세배. 양동물봉골이야기. 양동물봉골이야기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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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2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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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9-04 12:05:33

    좋은 시 감사히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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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8-27 10:33:47

    지금 계절에 딱 맞는 시네요.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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