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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그린 이승 -시인 김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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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0-07-07 07:3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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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사월 어느 날 곱게 내리는 햇살 아래서 분갈이하는 아내 곁에 앉아 나 죽거든 화장하고 분골은 무덤도 비석도 없이 우리 집 큰 화분에 흙과 섞어 담아 동백꽃을 심고 살아서 좋아하던 막걸리나 가끔 뿌려주소 라고 유언을 했더니 화가인 아내는 물감 같은 눈으로 그러마고 대답하더니 흰 천에 삶처럼 붉은 동백꽃들을 그려 피워 눈물로 바느질하여 만든 수의 이불과 베개를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어제 보여줬다 어젯밤에도 막걸리를 마셨는데 막걸리가 병에서 잔으로 떨어지며 곡성을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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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권 시인 약력]

경남 하동 출생. <창조문학> 신인상 등단. 부산시인협회, 국제pen한국본부 회원. 시집으로 “그 때” “슬픈 사람” “돌아가는 길” “하정” “능소화 곁에서”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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