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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일이란 -시인 전 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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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0-07-03 07: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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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 애기별꽃이 별천지가 되었다

나를 보게 하려고 꽃의 얼굴을 돌려놓았다

웬걸,

이내 양지뜸으로 돌아서는 마음에

나는 혼자 화끈거린다

 

누군가를 외곬으로 바라본다는 것

멈출 수 없다는 것

그것, 불에 덴 듯 얼마나 아린 일인지

 

하여도 사랑한다는 것은

다른 사랑을 바라보는

너의 눈물까지 내 안에 들이는 일

그러나, 그것 또한

가시에 찔린 듯 얼마나 아린 일인지

 

그러므로 사랑하는 일이란 언제나

가슴 복판에

매운 강물 한 줄기 흘려보내는 일

 

그래서,

앓다가 앓다가

송진이 굳듯이 매운 가슴이 굳으면

진흙수렁 같은 상처에서

연꽃 한 송이

피어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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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숙 시인 약력]

2007 《시와 사람》 신인상. 시집『나이든 호미』외 3권. 제9회 고운최치원문학상 ,전국계간지 우수작품상. 한국PEN 문학상(31회)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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