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에 애기별꽃이 별천지가 되었다
나를 보게 하려고 꽃의 얼굴을 돌려놓았다
웬걸,
이내 양지뜸으로 돌아서는 마음에
나는 혼자 화끈거린다
누군가를 외곬으로 바라본다는 것
멈출 수 없다는 것
그것, 불에 덴 듯 얼마나 아린 일인지
하여도 사랑한다는 것은
다른 사랑을 바라보는
너의 눈물까지 내 안에 들이는 일
그러나, 그것 또한
가시에 찔린 듯 얼마나 아린 일인지
그러므로 사랑하는 일이란 언제나
가슴 복판에
매운 강물 한 줄기 흘려보내는 일
그래서,
앓다가 앓다가
송진이 굳듯이 매운 가슴이 굳으면
진흙수렁 같은 상처에서
연꽃 한 송이
피어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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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숙 시인 약력]
2007 《시와 사람》 신인상. 시집『나이든 호미』외 3권. 제9회 고운최치원문학상 ,전국계간지 우수작품상. 한국PEN 문학상(31회)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