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공깃돌 -시인 배문석
  • 포켓프레스
  • 등록 2020-06-30 07:06:36

기사수정

허공에 말을 던진다

흩어지는 말꼬리에 매달려

수근 대는 잡다한 토설들이 손등에 올라탄다

한 눈금만 넘어 서면 까마득한 절벽

가슴을 쓸고 부처를 되뇌면

눈썹에 걸리는 전설이 잡힐 듯 아스라하다

때로는 얽힌 매듭을 풀 듯

동 나기를 견주며 주고받는 허튼 공깃돌 놀이도

하루는 나딩구는 말들로 혀를 꼬부리는데

끼리끼리 모였다 가로채는 기교로

토설의 행간은 입맛대로 굴러서 사바로 흐르고

잡히는 대로 거둔 토씨들이 주머니에 굴러다닌다

가볍게 살지 말라

허투루 살지 말라

공깃돌 같은 말들로 시류를 어지럽히지 말라

경구 같은 말들은 시속을 외면 한 채

어진 귓속을 후비고 있다

-------------------------------

전남 무안에서 출생하여 1978년 《문예정보》로 문단에 나왔다. 시집 《詩가 된 물고기 世上》 《나비, 시를 꿈꾸다》 《바람 위의 집》 《황조롱이 날개 위에 올라》 《그 물감에 얼비치는 낯 설음》 외 발표문집 다수와 칼럼선집 《침묵, 그 깊은 혀의 반란》 《인간의 사회적 통섭 조건》, 공저 《겨울나무로 서자》 《하늘을 날으는 물고기》 외 다수가 있다. 2015경북일보문예대전, 제8회 해양문학상, 국보문학 대상, 계간문예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
error: 관리자에게 문의하여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