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두 개의 문 -시인 양창식
  • 포켓프레스
  • 등록 2020-06-24 07:09:26

기사수정

햇살이 산자락에 걸려 기침을 해요

지중해를 끼고 앉은 노천카페도

레몬주스를 마시던 당신도

 

옛이야기에 등을 기댄 우리

언제까지 물푸레나무같이

푸르른 기억을 꺼낼 수 있을까요

 

당신도 현관문만 바라보지 마세요

밀어야 열리는 문이 있고

당겨야 열리는 문이 있잖아요

사실 문이란

앞문이 닫히면 뒷문이 열리는 법이지요

 

우린 이미 저문 강에 발을 담갔어요

말을 할 땐

자꾸만 어순이 바뀌는데

손잡고 갈 수 있는 노천카페의 이름이 얼마나 될까요

 

이카로스의 꿈이라 해도

높이 더 높이 날고 싶어요

그러나 35년 전의 꿈은

유레일패스 이등칸에 실었어요

기차는 발끈해서 기침을 해요

-----------------------------------------------------------

[양창식 시인 약력]

2009년 <시와 표현> 등단, 2011년 <시와 편견>(유안진시인 추천)재등단.

시집; “제주도는 바람이 간이다”“노지소주”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
error: 관리자에게 문의하여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