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산자락에 걸려 기침을 해요
지중해를 끼고 앉은 노천카페도
레몬주스를 마시던 당신도
옛이야기에 등을 기댄 우리
언제까지 물푸레나무같이
푸르른 기억을 꺼낼 수 있을까요
당신도 현관문만 바라보지 마세요
밀어야 열리는 문이 있고
당겨야 열리는 문이 있잖아요
사실 문이란
앞문이 닫히면 뒷문이 열리는 법이지요
우린 이미 저문 강에 발을 담갔어요
말을 할 땐
자꾸만 어순이 바뀌는데
손잡고 갈 수 있는 노천카페의 이름이 얼마나 될까요
이카로스의 꿈이라 해도
높이 더 높이 날고 싶어요
그러나 35년 전의 꿈은
유레일패스 이등칸에 실었어요
기차는 발끈해서 기침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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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창식 시인 약력]
2009년 <시와 표현> 등단, 2011년 <시와 편견>(유안진시인 추천)재등단.
시집; “제주도는 바람이 간이다”“노지소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