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산 위를 날던 구름이
어느 날 종루봉 마루에 걸터앉아 쉬다가
이곳이 하도나 좋아 집 한 채 짓고 살고 있나니
대추나무골 흐르는 산내리바람처럼
입맛 돋우는 술맛에 도가 튼 신선神仙 되어
허허청청 달빛에도 취하는 시선詩仙 되어
오늘도 창검 대신 오로지 시의 깃발 하나로
화성행궁 올곧은 느티나무처럼
수원성 광교산 지키고 있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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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월간문학』 등단. 시집 『황홀』(민음사), 『바람칼』(현대시학), 『음성』(언어의 집) 등.
한국시인협회상, 영랑시문학상, 윤동주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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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허름한 대폿집에서
서정의 옷소매로 아픈 눈물을 닦아주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