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굳이 안 겪었으면 좋았을 것을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났을까 질문하다가
좀 더 살다 보면 그 일을 겪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구나 답을 찾는다
모래알이 부드럽고 연약한 내 몸 안에 들어와
매일 꺼끌꺼끌한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는데
모래알이 들어와 만든 생채기가
오랜 세월이 지나 반짝이는 보석이 되었다
연약하여 쓸모없는 생채기가 딱딱한 조개껍데기 안에서
진주가 되어 깊은 바닷속 사랑도 나눌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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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유 시인 약력]
1974년 목포 출생. 2019년 월간<시>추천시인상 당선.
1992년 목포혜인여자고등학교 졸업. 1996년 연새대학교 법학과 졸업.
2019년 서울시인협회 가을시인학교 백일장 최우수상.
서울시인협회 회원, 월산문학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