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양반 영영 가셨다요?
볼을 스치는 바람이 좋구나 떠나기 좋은 날
나풀나풀 천상의 날개 짓 나비되어 날아가련다
그립고 그립던 사랑도 다 버리고
선두방울 든 소리꾼의 방울소리
만장을 휘날리며 만가는 구성지게
꽃가마 타고 와서 꽃상여 타고 간다네
네 설움에 울음 울어 가는 발걸음 붙잡지 마라
죽어야 풀어지는 굴레들 옥죄던 사슬 풀고
바람 되어 나비되어 구름 되어 나는 갈란다
살아 못 누린 호사 죽어 누리는 구나
나만을 위한 꽃상여 울긋불긋 고와라
둥실둥실 구름처럼 사뿐사뿐 나비처럼
하늘은 푸르고 벚꽃 잎은 휘날리고
떠나기 좋은 날
떠나보내기 좋은 날
그 양반 영영 가셨다요!
*가셨다요?--------전라도 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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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숙 시인 약력]
전북 전주 출생. 2017 <한국시학>신인상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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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볼 수 없는 풍습이지요
눈에 선하네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읽고갑니다. 뭔가 되돌아보게하는 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