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겨울밤
김치전 앞에 놓고, 뜬금없이
“여보, 고마워요”
“뭐가요?”
“늙고 예쁘지도 않은 사람
날마다 병원 데리고 다녀서요”
“괜찮아요, 이뻐요.
얼른 낫기나 해요”
못마땅하면 서로 잔소리해도
이럴 땐 다소곳 새각시다
저럴 땐 듬직한 낭군이다
갖은 풍상 바워내고
참고 견디면서 아등바등 살다 보니
순하게 사는 게 좋더라
내 잘났다 네 잘났다
찌그락 자그락 우겨본들
긴 세월 함께 지내온 지난날
어느새 동화 되어 닮은꼴
잘 비벼진 비빔밥
서로 기대는 지팡이 노부부
--------------------------
* 시인, 시낭송가, 시낭송지도자. 2009년 《문예사조》 시 등단.
* 보령시낭송가협회 대표, 한국전통시낭송가협회, 부여시낭송회 회원.
* 충남문인협회, 한국문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