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들 긴 머리채
연두빛 쓸리는 강둑길
일삼아 느릿느릿 걷는다
친구들 저만치 가고
손잡고 따르던 아이들도
제 길 훌쩍 앞서가고
‘혼자 와서 혼자 간다’고
아까부터 강물 우는 소리
홀연히 떠오른 빛
아른아른한 분홍 이내 속에서
잠깐 숨이 멎는다
고요히 흔들리는 봄이여
어디서 마주쳤던라
어디서 엇갈렸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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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 시인 약력]
상주 출생, 이화여대 영문학과 졸업, 교사
1982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 <물이 켜는 시간의 빛>, <소리 날아오르다>, <아들의 바다>외 6권.
수상 <윤동주문학상>, <한국문학예술상>, <후백문학상>, <이화문학상>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