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시간은 짧다
아름다운 만큼 짧다
그 짧은 순간에도 품을 건 다 품는다
태양과 바람을 품고
하늘을 품고 우주를 품는다
멀리 볼 눈도 뜨거운 가슴도 없는
잎이 밀어올린 계절의 침실에서
연습 없는 사랑도 나눈다
사랑을 나누는 데는 한 순간이면 충분하다
그 짧은 순간을 빛내고
제 한 몸 돌볼 시간도 없이 그렇게 떠난다
용서하라
꽃들의 시간은 짧은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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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동 시인 약력]
<시와 비평> 신인상 등단. 부경대 명예교수. 부산시인협회장 역임.
시집 “바라보기”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