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횟집 유리창 너머
하루의 노동을 마친 태양이
키 작은 소나무 가지에
걸터앉아 잠시 쉬고 있다
그 모습을 본 한 사람이
“솔광이다!”
큰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좌중은 박장대소가 터졌다
더는 늙지 말자고
“이대로!”를 외치며 부딪치는
술잔 몇 순배 돈 후
다시 쳐다본 그 자리
키 작은 소나무도 벌겋게 취해 있었다
바닷물도 눈자위가 볼그족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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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형만 시인 약력]
1973년 『월간문학』에 시, 1978년 『아동문예』에 동시로 등단. 시집 『불타는 얼음』 『황홀』 『바람칼』 등 18권과 일본어시집 『耳を葬る』(2014), 중국어시집 『許炯万詩賞析』(2003). 활판시선집 『그늘』(2012). 한국예술상, 한국시인협회상, 영랑시문학상, 윤동주문학상 등 수상.
이 기사에 4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늘 건강히 이대로 함께였으면 좋겠습니다
불그레해진 저와 옛 친구의 얼굴도 함께 화폭에 담고 싶은 시입니다 !
이대로~!
멋진 날~^^
오늘은 이 곳에서 교수님의 시를 만납니다.
늘 건안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