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날이
눈을 이고 선 소나무같이
아득 한때가 있다.
배경이 흐리면
숲속의 새들도 조용하다.
햇빛 속에서
안개같이 밀려오는 고요
작은 나뭇가지들은
서로 아득한 시간을 위로하며
고개 숙인다.
인생은 얼마나 이유 없이 쓸쓸한가!
먼 산 소나무들이
밤새 내린 눈을 못 이겨
허리가 꺾인다는데
출근길에 친구 된 느티나무는
묵묵히 지난밤 내린 눈 속에
수많은 가지를 밤하늘로 펼쳐서
외로움과 쓸쓸함을 감추며 서 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허기지는 속마음
까맣게 타들어 가는 그도
지난날 누굴 열렬히 사랑했을까!
[이봉재 시인 약력] : 호 문향(文香),(영문명 : Lee Frost), 1957년 경남 양산 출생, 부경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졸업, 장편소설 구름을 바라보는 물(1998), 달 이야기(1998), 부산문인협회 문학도시(신인상/시.2010)로 등단, 부산문인협회, 부산시인협회 새부산시인협회 회원, 시집 마음풍경(2017), 현재 해운대에서 살고 있다.
● 어렸을 때 읽은 - Robert Lee Frost(1984.3.26.~1963.1.29) 미국 샌프란시스코 출생, 보스턴에서 사망. 그의 시 ‘가지 않은 길’의 영향으로 소설에서 시로 전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