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린 사월의 비계산
능선을 따라 겨울을 이기고 고개를 내민 노란 복수초
숨 가쁘게 올라온 산 중턱에 털썩 주저앉았다
한숨 돌리고 주위를 둘러보다가
눈 속에 피어있는 노란 복수초를 보았다
봄은 벌써 앞산에 와 있는데
너는 나보다 더 힘들었겠다
눈앞이 아찔 하늘이 노랗다 했는데
그랬구나 그래서 노란 꽃을 피웠구나
살면서 하늘이 노래지는 것을 한두 번 겪었겠냐만
오늘은 너를 만나 웃게 되는구나
너를 다시 보러 올수 있을까
추운겨울 이기고 내년에 다시보자
마주보며 미소로 행복하자 말했다
올라가면 내려가야 하는데
왜 왔을까 하면서 또 산을 찾는다
눈 속에서 견디며 노란 꽃을 피운 복수초처럼
힘겹게 산에 올라 살아가는 에너지를 충전한다
발밑에서 뽀드득 눈 밟히는 소리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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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 시인 약력]
2005년 <문학도시> 신인상 등단.
부산문협, 사하문협, 화전문학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