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어둠이
마누라의 달그락 소리에 놀라 달아나면
바가지 물에 비친 햇살이 목구멍으로 넘어간다.
어제같이 지친 몸뚱아리가
한 바가지의 아침햇살에 그렇게 깨어나
몇 십 년의 거친 숨소리를 땅에다 뱉어낸다.
이 겨울에는 조금 쉬어가도 되는 대
내 땅은 차가운 손을 부비듯 내 품을 원한다.
구들에 불 먹이듯
한수레의 햇볕을 안겨주고나면
언제나 내 땅은 말없이
차가운 땅거미를 몰아온다.
일상은 한겨울 전부를 이렇게 살며
담배 한모금도 마누라의
잔소리로 쫓겨난다.
겨울의 내 땅은
그래도 나에게는
아침에 일어나
숨 쉬게 하는 어머니다
---------------------------------------------------------
[최석용 시인 약력]
2007년 <한울문학> 신인상 등단. 한국문인협회, 김해문인협회 회원.
시집; “행복한 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