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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날의 촌부 -시인 최석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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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0-02-13 06:08:18
  • 수정 2020-02-13 0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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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어둠이

마누라의 달그락 소리에 놀라 달아나면

바가지 물에 비친 햇살이 목구멍으로 넘어간다.

 

어제같이 지친 몸뚱아리가

한 바가지의 아침햇살에 그렇게 깨어나

몇 십 년의 거친 숨소리를 땅에다 뱉어낸다.

 

이 겨울에는 조금 쉬어가도 되는 대

내 땅은 차가운 손을 부비듯 내 품을 원한다.

구들에 불 먹이듯

한수레의 햇볕을 안겨주고나면

언제나 내 땅은 말없이

차가운 땅거미를 몰아온다.

일상은 한겨울 전부를 이렇게 살며

담배 한모금도 마누라의

잔소리로 쫓겨난다.

 

겨울의 내 땅은

그래도 나에게는

아침에 일어나

숨 쉬게 하는 어머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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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용 시인 약력]

2007년 <한울문학> 신인상 등단. 한국문인협회, 김해문인협회 회원.

시집; “행복한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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