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괜찮아! -시인 방지원
  • 포켓프레스
  • 등록 2020-01-21 05:39:30
  • 수정 2020-01-21 05:40:14

기사수정

 

수없이 하늘 보며
반성문을 고쳐 썼지
세상보다 높이 성을 쌓고
심장에 빗장 걸었던 일 
온 종일 들판에서 우두커니
무거운 시간들 화들짝 낭비한 일
사랑 받기에만 익숙했던 일
가끔 ‘아니오’를 삼켜버린 일
막달라 마리아의 열정이 부러워
전율처럼 부끄러웠던 일
늘어가는 주름살을 용납 못하는 일
슬프도록 아름다운 추억을
속절없이 사라지게 만든 일
시다운 시 한편 쓰지 못한 일
그 무게 주체 못해
좁다란 어깨 헐렁하게 기울여
괜찮아! 괜찮아! 쓰다듬는
겨울 햇볕 따듯한 날.  


------------------------------------------------------------


[방지원 시인 약력]
서울 출생, 1999년 『문예한국』 등단.
시집 : 『치즈가 녹기 시작하는 온도』등 5권. 시선집 『사막의 혀』 출간. 
수상 : 김기림문학상대상. 계간문예문학상.
국제펜한국본부이사 한국문인협회이사역임 한국시인협회 한국가톨릭문인회
숙명여대문학인회 회원.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
error: 관리자에게 문의하여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