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바람의 자유로운 영혼으로
시격이 담백하여 지고지순한
생명의 언어, 푸른 색조로 교신하고
묵언으로 옥빛의 천지(天池) 응시하다.
최고(最古)의 경전 천부경(天符經) 읊조리면
배달의 역사에 끝내 감동의 눈물 그렁그렁
대륙의 심장이 뛰는 삶의 충격에
뼈의 관절마다 저미는 전율(戰慄)이다.
통일 소망하는 겨레의 자존감
가림토(加臨土)로 투명하게 녹여낼
자유의 깃발과 깊은 사유를 향한
우리의 현존성과 뒷날의 깊은 고뇌.
윤동주와 심연수가 불멸의 시혼 사르던 날
장대비에 굽이치던 압록의 강줄기
냉대림이 펼쳐낸 외경(畏敬)은 장엄한데
아직은 분단의 상흔에 선명한 선혈
아흐, 업보(業報)로 감당할 아득한 화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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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창섭 시인 약력 : 강릉출생(1945〜),「華虹詩壇」(1965) 발행인,「시문학」출신, 한국시문학회장 역임, 시집『비탈』(1968), 시선집『골고다의 새와 눈부신 약속』외 다수, 현재 가톨릭관동대 명예교수, 김동명학회회장, 월간『모던포엠』주간, 사) k-정나눔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