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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되어 -시인 김용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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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0-01-10 06:47:57
  • 수정 2020-01-10 06:5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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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아닌 것이 없다
  시시하게 가버린
  내 인생 한 편 자국도
  먼 먼 그날
  그리움 되어
  시 한 편으로 다가서기도 한다
  오래전에 어떤 계기로
  삼각지 로타리에 있었다.
  배호의 최대 걸작
  돌아가는 삼각지 노래가
  붐을 일으킬 무렵이다
  돌아가는 삼각지를 흥얼거리며
  밤늦은 시간까지
  호주머니에 두 손을 구겨 넣고
  소방서 앞에서 상명여고 삼각지
  시장 쪽으로 몇 번이고 돌고 돌았다
  아마도
  내가 삼각지로타리를
  제일 많이 돌아본 것으로 짐작된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그립고도 먼 그날이
  눈이 내리는 오늘
  시 한 편으로
  깨어진 소주병마냥
  목메이게 다가서고 있다
  문학의 진리로
  그리움 되어 다가서는
  그 길 그 거리
  신세를 많이 지고 온
  소방서 앞 구멍가게 아주머니도
  옆자리 미스 신도
  한 편의 시가 되어
  내 가슴에 짤랑거리고 있다
  그립고도 먼 그날처럼
  눈이 내리는 오늘
  누가 그 길 그 거리를 걷고 있을까
  그 사람 한 번 만나보고 싶다
  그리움 되어 다가서는
  먼 먼 그날의 시 한 편을
  눈길 뽀드득거리는 그 사람에게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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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옥 시인 약력]
1987년 <시와 의식>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시집 <춘양역에서>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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