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객지 생활하던 해
토요일 오후마다
대천에서 출발한 공주행 버스 도착할 무렵이면
으레 자전거 타고 미리 와 기다리시던 아버지
내 가방만 자전거 뒤에 싣고
씽긋 웃으며 먼저 가셨다
삼십 년 세월 흘러
우리 아이들 공주 내려올 때
나는 자가용 타고 대기하고 있다
정류장은 그대로인데
오는 이 다르고
마중하는 이 달라진 세상
공주터미널에만 오면
하차장 옆에서 서성이던
아버지의 자전거가 보인다
페달을 밟고 달려가시는 뒷모습이
눈앞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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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복주 시인 약력]
충남 공주에서 출생하여 1996년 『오늘의 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 『직선 안에서 산다』 수필집 『물의 빛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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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스승님 역시 최고이십니다. 선생님의 시를 감상하면서 기다림, 가족애, 내리사랑이란 단어가 머릿속을 스치면서 엄마와 딸이 포옹하는 영상이 떠오릅니다.
작가님의 어린 시절의 아버지와 현제 아이들을 기다리는 작가님의 모습이 캡쳐되어 아름다운 영상으로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