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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초입 -시인 김근희
  • 시인 김근희
  • 등록 2019-12-04 06:32:27
  • 수정 2019-12-04 06:3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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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노인이 골판지더미에 떠밀려 간다 비탈길이다
수레보다 빨라야 할 발목이 비쩍 말랐다
구포맹인복지회관에서 일마치고 내려오는 길
오늘은 현대자동차 철야농성 중인 비정규 직원들의 이야기를 읽었다
배가 고프다 농심 새우깡, 원조 since1963 삼양라면, 초절전형 신일히터기
생활이 빠져나간 빈 상자더미 위에 내가 앉고 바람이 앉고
어디로 가든 나도 내 이름을 지우고 싶다
코트 속에서 지키지 못한 약속들이 뿔뿔이 흩어져 날아간다
부르르 몸이 떨린다 가을은 여전히 짧고 노인의 성성한 머리칼도 짧다
오르막을 바라보는 짐 꾸러미가 발목을 끌어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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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희 시인 약력]
서울 출생. 2013년 계간 <발견> 등단.  한국작가회 회원.
시집 <숲으로 가다> <외투>.미가 발목을 끌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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