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장미* -시인 윤은경
사막장미* -시인 윤은경
  • 시인 윤은경
  • 승인 2019.11.06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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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래를, 부축할 수 없다 모래는 모래의 어깨를 겯고 모래를 딛으며/ 모래의 노래를 부르며 갈 뿐

모래 사이에서 몸을 일으킨 바람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본다
백만 년의 바다의 기억과 고독과 거칠고 메마른 침묵의 무게를,

모래 속으로 흘러가 꽃귀를 여는 모래여 터진 물집으로 타박타박 걸어가는, 낙타의 긴 속눈썹이 뜯어먹는 꽃이여 죽음으로 죽음을 싱싱하게 꽃피워 이름을 얻은 한 송이 돌, 하나의 사막
긴 팔 벌려 꽃잎 하나를 내어놓고,

바람이 나를 스쳐 다시 모래의 세월 속으로 파고든다
사막장미는 뿌리가 뽑히지도 않는다

* 사막장미 : Gypsum selenite Desert Rose Cluster. 사막에서 모래 알갱이들이 오랜 기간 뜨거운 태양열과 지열에 노출되면서 장미꽃 모양으로 뭉쳐진 것. 모래사막 속 2~3미터 혹은 10~30미터에서 규석들이 뭉치면서 마치 장미처럼 형태가 이루어져 자라는 일종의 석고(石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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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경 시인 약력] 
공주에서 출생. 1996년 계간 《시와 시학》 신인상 시 부문 당선 등단했다.  시집으로 벙어리구름, 검은 꽃밭, 저서로는 언어의 화엄, 시와 영성을 공저했다. 2008년 충남시인협회상 작품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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