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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다시 -시인 유정이
  • 시인 유정이
  • 등록 2019-11-05 05:54:30
  • 수정 2019-11-05 05:5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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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손닿는 곳마다
잎사귀가 하나씩 생겨난다
가지마다 꽃이 피고
열매가 매달린다
나는 새로 태어난 잎사귀와 손뼉을 치고 웃거나
어깨 위로 모이는 햇볕과 얼굴을 부비며 논다
내게 손바닥을 보이며
잎사귀는 어떤 운명을 궁금해 하는 것일까
우리는 가지 않은
다른 길이 궁금하다
지팡이는 어디다 두고
나는 왜 두꺼운 안경과 나란히 앉아 있었나
당신 손닿은 곳마다
잎사귀가 계속 태어난다
나는 새로 태어난 잎사귀와 입을 맞추거나
손뼉을 치며 웃는다
당신은 내게로 와
내 몸의 일부가 된다
내 몸과 손뼉을 치는 잎사귀를 그러므로 다시
나는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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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정이 시인 약력]
1993 <현대시학> 등단. 문학박사. 
시집으로 <내가 사랑한 도둑> <선인장 꽃기린> <나는 다량의 위험한 물질이다>가 있고
네팔문학과 관련된 저서 외 몇 권의 책을 발간하였다. 앞으로 2년 정도 북아프리카 사막여우를 만나러 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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