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눈물이 싫어 물고기가 되었네
폐부를 찌른들 범람할 수 없으니
슬픔의 거친 풍랑도 날 삼키지 못하리
달빛이
은화처럼 잘랑대는 가을밤
몸에 별이 돋아 날아오르는 물고기
거꾸로 박힌 비늘도 노櫓 되어 젓는
숨이 되는 물방울…
숨어 울기 좋은 방…
물고기는 눈멀어 물을 본 적이 없네
그래야 흐를 수 있지
그렇게 날 수 있지
생은 고해苦海라든가 마음이 쉬 밀물지는 내가 물고기였던 증거는 넘치지만, 슬픔에 익사 않으려면 자주 울어야 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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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미야 시인 약력]
경남 진주 출생. 2015년 《유심》 시조 등단. 시집 『눈먼 말의 해변』. 공간시낭독문학상 ․ 올해의시조집상 등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