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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미 연준 올들어 3번째 금리인하, 안도의 한숨 쉬는 한은
  • 이용웅 기자
  • 등록 2019-10-31 17:09:59
  • 수정 2019-10-31 17: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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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올 들어 3차례 금리를 인하하고 일본은 향후 금리인하 가능성을 명시하고 나서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 저금리가 다시 대세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와 금리차가 벌어져 애를 먹었던 한국은행도 당분간 정책운용 여력이 생겼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는 분위기다.
 미 연준은 이달 29~30일(현지시간)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을 연 1.75~2.00%에서 연 1.50~1.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노동시장이 여전히 강하며 경제활동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몇달간 일자리 증가율이 평균적으로 견조했고 실업률도 낮게 유지됐다”고 분석했다.
 연준은 “경제 전망과 관련한 글로벌 발전상황과 낮은 인플레이션 압박을 고려했다”며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연준은 의결문에서는 “적절한 행동을 취할 것(act as appropriate)”이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기자회견에서는 경기전망의 변화가 없는 한 현 수준에서 동결할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의 투자은행(IB)들은 당분간 정책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12월 추가 금리인하 전망 IB는 3개→ 2개) 경기상황에 따라서는 7월 이후의 보험성 금리인하가 재개될 여지도 존재하는 것으로 내다봤다. 선물시장에서는 올 연말까지는 동결하되 경기하강 위험성을 감안할 경우 내년 말까지는 추가 1회 인하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노무라 증권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인상은 ‘상당한 수준의 물가 상승이 지속되는 경우에 가능’(really significant move up in inflation that’s persistent)하다고 강조한 것은 물가가 2% 목표치를 오버슈팅하더라도 금리인상에는 신중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연준 위원 10명 가운데 에스터 조지 켄자스시티 연준 총재와 에릭 로젠그린 보스턴 연준 총재 등 2명이 금리 인하를 반대하며 동결을 주장했다고 CNBC뉴스는 전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는 올들어 세번째다. 연준은 올해 7월 금리를 2.25~2.50%에서 2.00~2.25%로 0.25%포인트 내렸다. 2008년 12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7개월 만에 첫 금리 인하였다.
 연준은 이어 9월에도 2.00~2.25%에서 1.75~2.00%로 기준금리를 하향 조정했다.
 한편 일본 은행은 31일 단기 정책금리를 마이너스 0.1%, 장기금리인 10년물 국채 금리를 제로로 유도하는 현행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에 일본은행은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와 엔저, 증시 강세 등 시장 환경을 감안해 마이너스 금리를 더욱 내리는 등의 추가 완화를 하지는 않았다.
 다만 일본은행은 금융정책의 선행 지침인 포워드 가이던스를 변경해 장차 금리인하 가능성을 명시했다.
 30~31일 열린 금융정책 결정회의는 정책금리에 관해서는 지난 4월 회의 때 계속기간을 명확히 한 포워드 가이던스를 “물가안정 목표를 향한 모멘텀이 훼손될 우려에 주의가 필요한 동안 현행 장단기 금리 수준 또는 이를 하회하는 수준으로 움직이는 것을 상정한다”로 변경했다.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는 언제라도 추가완화에 나설 자세를 분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는 미 연준의 금리인하와 관련, "우리 경제에 긍정적일 수 있고 통화정책에 있어서도 자본유출 우려 등을 일정 부분 완화시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부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상황점검회의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의 금리인하가 시장에서 반응한 것처럼 주가 상승, 시장금리 하락 이런 쪽으로 작용한다면 전세계적으로 성장세 지탱이라든지 이런 쪽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지고 당연히 세계 경제에 영향을 받는 우리 경제에도 일정 부분 긍정적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미국의 금리 인하에 대해 "미국 경제의 상대적 견고함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른 불확실성을 우려한 보험성 성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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