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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비트코인, 안전자산 등극할까?
  • 최원영 기자
  • 등록 2019-10-30 05:37:55
  • 수정 2019-10-30 05:4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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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융시장이 흔들리면 대개 고위험 자산인 주식 가격은 떨어지고 미국 등 주요국 국채나 일본 엔화, 금 등 안전자산 가격이 오른다.

비트코인 가격 추이- (자료:불룸버그,국제금융센터

 그런데 올해 들어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고 전 세계 경제가 침체기미를 보이자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값이 난데없이 저점 대비 200%이상 오르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를 두고 국제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Digital Gold) 또는 유사 국채(Non-sovereign digital asset) 성향을 내포하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암호화폐 업계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즉 국제금융시장에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금이나 국채처럼 위험회피 성향이 커지면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면서 가격이 상승하고 반대로 불안이 완화되면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국제금융센터는 28일 ‘비트코인과 안전자산간 상관성 점검’ 보고서를 통해 왜 이런 현상이 빚어지는지 분석했다. 보고서는 다른 안전자산과 비교할 때 비트코인은 아직 단점이 많아 보편적인 안전자산으로 간주하기에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센터는 비트코인의 가격 움직임이 뚜렷했던 2017년 이후 VIX(공포지수), 금 등 위험지표들과의 상관관계를 산출한 결과 올들어 그 수치가 높아지는 추세가 나타났다. 특히 지난 5월말~7월초 글로벌 금융 불안 시기에 비트코인과 금값이 동반 상승하는 모습이 뚜렷함에 따라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는 주장들이 어느 정도 설득력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이후 중·미간 무역협상 기대가 재차 증가하면서 비트코인 상승세가 먼저 꺾이는 모습을 보인 데 이어 금값 상승세도 주춤해진 것도 이 같은 주장에 설득력을 더했다.
 이같이 상관성이 증가한 배경에는 투자자들 사이에 금융불안 시기에는 위험회피(헤지) 수단을 원하기 마련인데 최근 글로벌 저금리 상황에서 주식 채권 등 대다수 자산들이 고평가된 것으로 인식되면서 비트코인이 상대적인 투자대안으로 부상한 점이 거론된다. 과거 수년 동안 주요국가들의 대규모 양적완화로 주가 및 채권의 최근 가격이 최고가에 근접하는 등 자산가격 상승세가 지속된 데 반해 비트코인은 2017년 폭등 이후 큰 폭의 가격조정이 나타났기 때문에 올들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투자자산이라는 인식이 강화됐다.
 보고서는 그러나 3가지 측면에서 비트코인의 안전자산 자격이 결여돼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첫째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이 다른 안전자산들에 비해 현저히 커서 가치저장 수단으로 보유하기 부담스럽다는 점을 꼽았다. 비트코인의 1개월 역사적 변동성을 산출한 결과 50% 수준으로 금(13%) 주가(10%) 달러(4%) 등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에는 120%를 웃돌았다.
 두 번째는 부정적 이미지다. 암호화폐 업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건전한 투자상품 보다는 자금세탁 도구 내지는 투기수단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편이라는 것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권력집단은 비트코인은 화폐가 아니고 내지가치가 없으며 불법적 행동을 촉발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평가절하 일색인 점도 부담이다.
 각국이 규격화된 시스템하에서의 비트코인 거래는 허용하면서도 기존 금융시스템을 위협할 것을 우려해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인 점도 세 번째 이유로 꼽혔다.
 보고서는 이런 취약점이 단시일내 해소되기는 어려워 안전자산으로의 위상 확충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저가 메리트가 존재할 경우 금융불안 상황에서 헤지수단으로서 국지적 수요는 나탈 소지는 있다고 선을 그었다.
 보고서는 비트코인이 향후 안전자산으로서 위상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최근 거론되고 있는 테더(Tether) 등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의 성공여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스테이블 코인은 달러 등 여타자산에 연동되는 암호화폐로 가격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제한된 돼 있다. 기존 암포화폐의 과도한 변동성을 보완하기위해 등장했으나 중앙화나 초과담보 등 여전히 해결할 난제가 많아 정착이 어려운 실정이다. 여러 금융회사나 페이스북 등이 스테이블 코인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나 미국 등의 감독당국이 난색을 표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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