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뒷북 -시인 김나원
  • 시인 김나원
  • 등록 2019-10-17 04:27:19
  • 수정 2019-10-23 07:01:18

기사수정

  길이 아니면 돌아서 가자 단풍
 
  말이 아니면 돌려서 듣자 단풍
 
  기억의 물줄기, 길이 아니면 돌아서 가자 단풍
 
  잡히지 않는 무엇을 잡으려는지 보살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데 읍내에서 돌아오는 비구니, 나풀거리는 가사에서 피어나는 연기는 아무것도 알려하지 마라 길가에 달린 연등 잡고 늘어진다 귀가 아니면 말하지 말자 단풍
 
  가을은 꼬리를 감추는데 뒤늦게 찾은 일주문, 돌담 안 이파리 떨군 감나무는 아직도 할 말이 남아 촛불을 켜고 서있다 문이 아니면 돌아서 가자 단풍
 
  공양간 앞에서 졸고 있는 누렁이 너머 장독 너머 가마솥 밥 냄새, 대웅전보다 먼저 끌어들이는데 냄새만 맛보지 말자 단풍
 
 
 
----------------------------------------------------------
 

〔김나원 시인 약력〕
경남 김해 출생. 2012년 《시와 정신》신인상 등단.
시집 『목성으로 돌아갈 시간』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
error: 관리자에게 문의하여 주십시오.